아침에 눈을 뜨면 나는 버릇처럼 텔레비전을 켜놓는다. 아침 밥을 지을 때도, 화장을 할 때도 힐끔힐끔 텔레비전을 본다. 뉴스를 틀어놓긴 하지만, 뉴스의 정보와 더불어 시계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터.
돌이켜보건대 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 텔레비전 시계에 익숙해져 있었던 듯싶다. 빨리빨리 먹고 학교가라는 엄마의 성화는 뒤로한 채 여유있게 아침밥을 먹으며 뽀뽀뽀를 보고, 뽀병이와 뽀식이의 그 재롱에 넋을 놓다가도 어느순간 나는 텔레비전 시계를 노려보곤 했던 기억이 있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어제 아침까지도 나는 그 텔레비전 시계에 집중을 했다. 그러고보니 근 20년이다. 습관이란 것은 참 무서운 듯싶다.
그렇다면 나는 텔레비전 시계에 왜 집착을 하는가. 내가 이리도 텔레비전 시계에 집착을 보이는 건 시간이라는 개념을 알고 난 뒤 부터 등교/출근 시간의 조절이 몸에 베인 탓이 크다. 그다지 바지런하지 못한 내가 나름대로 머리굴려 그 바쁜 아침에 먹을 것 다 먹고, 볼 것 다보고, 교통수단의 배차 간격까지 염두에 두며 활용했던 그 텔레비전 시계는 결국 지각하지 않기위한 수단인 것이다. 어렵사리 시간을 쪼개려면 수시로 시계를 주시 할 수 밖에....
그런데 참 이상한 건 다른 시계는 눈에 들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시간 배분을 잘 하려면 손목시계나 벽시계의 큰 바늘들이 더 유용할텐데도 나는 유독 텔레비전 브라운관 구석의 그 시계에만 애정을 퍼붓는다. 일방적인 짝사랑마냥 말이다. 이것은 앞서 말한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려는 잔꾀의 결과물로 여겨진다. 결론은 게으름과 잔머리의 결합으로 탄생되어진 위대한 습관! 빠듯한 시간 쪼개 볼 거 다 보려는 본능! -.-;;
20여년 동안 별 오차없이 이어져오던 습관 중 하나인데, 오늘에서야 왜 뜬금없이 과거지사까지 들먹이는가.
그렇다. 나는 오늘 지각을 했다.
TV유치원 하나,둘,셋 보다가 시계를 놓친 것이다.
깔깔마녀의 팥쥐 연기력에 푹 빠져 그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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