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야" 몇 달 전 출근길 지하철에서 저는 말 그대로 심장이 내려앉을 정도의 놀람과 두려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무언가가 제 다리를 스쳐 지나갔거든요. 부드러우면서도 물컹(?)한 생물체가 스르륵하고 제 종아리를 스치고 갔으니 아침 출근길에 이 얼마나 놀랄 일입니까. 꺄악~ 하고 소리도 못 지르고 철렁 내려앉은 심장을 추스리기도 바쁜데 본능적으로 아래쪽으로 내려다 본 저는 또 한 번 놀라고 말았지요. 나를 놀라게 만든 것은 바로 맹인 안내견이었습니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봤던 크고 황금빛이 나는 맹인 안내견이었던 거죠. 제 또래로 보일 법한 아가씨 선두에 서서 함께 내리는데 솔직히 너무 신기한 나머지 나는 안내견을 쓰다듬을 뻔 했습니다. 주인을 위해 묵묵히, 충실히 갈 길을 찾아가는 그 맹인견이 대견스럽고 훌륭하다라는 생각보다 '와! 맹인 안내견을 보다니..' 하는 신기함이 더 컸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면 안되는뎅...잉. 그 이후 참 신기한 것이 2분 간격으로 밀려오는 지하철 배차간격에도 불구하고 이 씩씩한 단짝을 자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항상 같은 량에 오르나봐요. 저도 늘 같은 위치에서 타거든요^^; 자주 보게되니 이제 신기한 것 보다는 그 안내견이 대견스럽고.. 괜히 제가 뿌듯하고.. 그 아가씨도 장애를 가졌지만 편안해 보이고 그런다는 겁니다. 한 번 두 번 관심을 가지고 좋은 생각으로 바라보니 그새 마음으로나마 친해졌나하는 생각이 오바해서 들 정도입니다. ^^; 그들이 내리는 곳은 환승 구간이라 사람들로 몹시 붐벼서 제 때 내리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닌데, 이제는 제가 그들을 위해 다른 승객들의 어깨를 살짝 두드려 "길 내주세요" 하고 작게 속삭이며 부탁을 하기도 한답니다. ^^ 그런데, 오늘 지하철 완전 대박 났습니다. 사람 엄청 많았지요. -0-;; 저도 축구공 마냥 이리저리 떠밀려다녔는데 옆을 보니 그 단짝이 못내리고 있는 겁니다. 멍멍 짖을법도 한데 짖지도 않고 머리로 그 많은 사람들 틈을 헤쳐나가는 안내견과 연신 "내립니다, 조금만 비켜주세요"하며 너무나 미안해 하는 그녀... 멀쩡한 나도 복잡한 곳에서 이렇게 힘든데, 그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조금씩만 양보하고 배려하며 그리 삽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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