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졸음이 몰려와 낱 포장 이 된 초컬릿 한 알을 까먹었다. 씹히는 감촉은 무른 호박 베어 물 듯 부드럽다.
그런데 기분이 나쁘다. 너무 쓰다.
나는 단 음식을 즐기지는 않지만 유독 초컬릿은 좋아한다.그런데 오늘 뜬금없이 정이 떨어진다. 이제 초컬릿은 내게서 퇴출 되어질 것이다.
3~4주 전 커피를 마시다 오늘처럼 한 순간 기겁을 한 적이 있었다.이유는 역시... 내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다는 것.
그 길로 커피를 끊어버렸다. 커다란 머그 컵으로 하루에 몇 잔이고 마시던 나였다.
그래도, 금단 증상은 없다.
.....
이유 없이 미운 사람이 있겠냐마는그럭저럭 잘 지내오던 사이가 하루 아침에 꼴도 보기 싫어질 때, 그 사람과의 대화가 쓴 맛으로 내 기분을 어지럽힐 때,커피와 초컬릿처럼 단칼에 정을 떼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게는 후유증이 없기를.
- 2006. 09. 11. 박정아의 건방진 생활 자세
윗 글은 한 달 보름 전에 쓴 제 일기입니다.저 일기를 쓰고 불과 며칠 후 그러니까 커피를 끊은 지 딱 한 달만에 다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는데,그렇게 된 동기가 참 재미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장소에서 너무나 즐거운 대화 끝에 나도 모르게 입에 대고 말았다는 거죠. 어찌나 부드럽고 달콤하던지..
그러고 보면 참 우습지요. 사람의 마음이란, 또 살아가는 그 과정이란...
오늘 아침 또 미운 사람 때문에 커피가 쓰다달다 하고 혼자 씩씩거리며 앉았다가 문득 저 한 달 동안 일어난 커피 사건이 떠올라 조용히 되돌아 봅니다.
누구 때문에 오늘 커피를 다시 끊는다 다짐하면,나는 또 누구 때문에 아주 맛있는 커피를 두 잔 연거푸 마시게 될 지도 모를 일이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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