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

from 쓰다 2006/11/03 01:42

오전 외근을 마치고 사무실로 귀소하는 길.
서울 지하철 2호선.

마침 자리가 비어 냉큼 앉았습니다.
듬성듬성 사람이 서 있을 정도니 출퇴근 시간에 비하면 천국입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은 사람 많기로 유명하죠 -.-;;)

헤드폰을 꺼내어 좋아하는 락 음악을 듣습니다.
충분한 음악 감상에 젖다가 졸면 안된다는 일념하에 살포시 내려앉은 눈꺼풀을 들어 올릴 때

맞은 편에 앉으신 한 아저씨 뜬금없이 지갑에서 천원짜리 지폐를 꺼내십니다.
사십대 중 후반. 무표정 내지는 약간 험상궂은 인상. 이대팔 가르마. 배바지 스타일.

왔다갔다 물건 파는 상인도 없는데 돈은 왜 꺼내실까...
30여 초 동안 천원짜리 지폐를 손에 꼭 쥐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일어나서는 천천히 지나가는 맹인의 손바구니에 그 돈을 살짝 올려 놓습니다.
(지하철에서 맹인들이 생계의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어서 맹인의 라디오 소리를 못 들었고,
또 몇 몇 서 있는 사람들에 가려 맹인이 오는 지 몰랐었죠.

저를 비롯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그 광경을 무표정으로 지켜봅니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약간 무섭게 생긴 아저씨...
말이라도 걸면 엄마야~하고 뒷걸음질부터 쳤을 지도 모르는 저의 모습이 머리 속에 떠올랐습니다.


우리, 편견을 버려요~! ^^;;

2006/11/03 01:42 2006/11/03 01:42

Trackback Address >> http://www.zavak.com/trackback/124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