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에게

즐겨읽기 2007/03/14 17:35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정호승 詩 '수선화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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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수선화를 다그치나.

내게 속삭이지 말아라. 나는 수선화이고 싶지 않다.
더욱이 그 빼어남 따원 원래부터 내 것이 아니었으므로.

물가에서 일어나야 한다.
작은 파문에도 일그러질 내 모습을 보기 전에 어서빨리.

비가 오면 이제, 빗길을 걸을 테다.




2007/03/14 17:35 2007/03/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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