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어떤 날 2008/05/06 20:48


지난 주 인터넷 서점의 배송불발 덕분에...


5월4일 특별한 계획도 없이 청량리에서 첫차를 타고 강원도 영월로 향했고, 영월역을 나서자 마자 눈앞에 펼쳐진 5일장. 엿가락 소리가 울리고 덩실덩실 품바타령이 있는 아주 큰 장은 아니었지만 수많은 노점들과 수많은 사람들 틈 속에서 질문과 흥정을 하기도 하며 어린 아이 마냥 호기심에 가득차 즐거운 경험들을 했었는데...


좌판에 걸어둔 광고 문구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옮긴 어느 점포(작은 수레 크기도 못 되는) 앞.

"어? 그 카메라 xxx예요?"

"아... 네... 알아보시네요. 아주 관심 있으신 분들 아니면 잘 모르는 구닥다린데요."

"네. 저도 필름 카메라 사용하거든요. 저는 ooo씁니다."


"네..."

(파는 물건에 대한 질문과 답이 오가고, 나는 좋은 조건에 그 물건을 구매했다.)

"사진 전공자는 아니...신 것 같고... 여행 오셨나봐요?"

"아... 예... 뭐 일요일이고 해서요. 바람 좀 쐴까 하구요."

"네. 춘천 가 보셨어요? 춘천도 좋아요. 저는 원래 춘천 사람이거든요."


"아.. 네... 춘천은 일부러 안가고 아껴두는 곳이라 아직 못 가봤어요. "춘천"  발음할 때 이쁘잖아요."

"네... 다음에 춘천 오시면 연락 한 번 주세요."


"네에????"

"제 전화번호 드릴게요."


"아... 아닙니다... 괜찮아요."

"아니면, 연락처를 주시면 안될까요?"

"네에?? 아.. 죄송해요... 당분간 춘천 갈 계획은 없을 듯해요... 춘천은 한참 후에나..."

"저 나쁜 사람 아니예요. 그리고 이 일은 대학원 진학하기 전에 잠시 아르바이트로 하고 있는 거구요."


"아...네... 그래도... 죄송합니다. 많이 파세요."
.
.


갑작스런 제안에 놀란 나머지 말 끝을 얼버무리며 황급히 그 자리를 뜨고 말았는데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 괜히 미안함과 아쉬움이 드는 건 왜일까.
그 총각 나름 멋져보였는데...





2008/05/06 20:48 2008/05/0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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