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오는 길에 찰옥수수를 2개 사고 뒤돌아 야채를 몇 가지 샀다.
옥수수 가게도 야채 가게도 할머니들이 판매하시는 길거리 좌판이다.
간판이라고는 2개 1,000원, 4개 1,000원 가격표 뿐이다.
"할머니, 감자 한 소쿠리랑 양파랑, 오이랑, 애호박 주세요."
"아, 그려요. 그려요"
까만 봉지에 주문한 것들을 주워담으신다.
그때 저 멀리서
"안녕하세요오~"
하고 웬 어린 아이가 뛰어온다.
열살 남짓 되었을까.
누구에게 인사를 하는 것인가 하고 주위를 두리번 거렸으나 아무도 녀석을 향해 대꾸를 하지 않는다.
내가 서 있는 근처에 와서 또 한번 큰 소리로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오~~~~"
'흠, 녀석 보게... 이 할머니한테 인사를 하는 모양이군.'
"저기, 할머니... 저 애가 인사를 하는데요."
마침 숨을 헐떡이며 녀석이 내 옆에 섰다.
"아, 그래그래.. 더운데 뛰기는.."
할머니도 그제서야 내가 주문한 것들을 건네주면서 녀석에게 인사를 한다.
돈을 치르면서 손주냐고 물었더니 그냥 동네 아이란다.
"이렇게 종일 앉아 야채를 팔고 있으면 녀석이 한 번씩 지 엄마랑 오가다 인사를 하네. 물건도 사 가고..."
"기특하네요."
"그러게나 말이유"
--------------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반갑게 인사를 건넸던 적이, 그리고 반갑게 받았던 적이 언제이던가. 야채가 가득한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집으로 오는 길에 몇몇에게 전화를 했다. 평소보다는 더 반갑게 말이다.
- 2008.06.20. 퇴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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