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뇨부(童尿賦)

from 읽다 2008/11/04 16:42
 봄철날 한종일내 노곤하니 벌불 장난을 한 날 밤이면 으레히 싸개동당을 지나는데 잘망하니 누워 싸는 오줌이 넒적다리를 흐르는 따근따근한 맛 자리에 펑하니 괴이는 척척한 맛

  첫녀름 이른 저녁을 해치우고 인간들이 모두 터앞에 나와서 물외포기에 당콩포기에 오줌을 주는 때 터앞에 밭마당에 샛길에 떠도는 오줌의 매캐한 재릿한 내음새

  긴긴 겨울밤 인간들이 모두 한잠이 들은 재밤중에 나 혼자 일어나서 머리맡 쥐발 같은 새끼오강에 한없이 누는 잘 매럽던 오줌의 사르릉 쪼로록 하는 소리

  그리고 또 엄매의 말엔 내가 아직 굳은 밥을 모르던 때 살갗 퍼런 막내고무가 잘도 받어 세수를 하였다는 내 오줌빛은 이슬같이 샛말갛기도 샛맑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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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불 : 등불.
싸개동당 : 오줌싸개의 왕.
지나는데 : 지내는데.
잘망하니 : 하는 짓이나 모양새가 잘고 얄밉게.
물외 : 오이.
당콩 : '강낭콩'의 평안 방언.
재밤중 : '한밤중'의 평안 방언.
굳은 밥을 모르던 때 : 굳은 밥을 먹기 전, 즉 젖만 먹던 아기 때.


 백석 - 동뇨부(童尿賦)



----------- 오줌싸개 내용이다. 읽을 때마다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는 게 좋다. 이슬같이 샛말갛고 샛맑은 오줌빛처럼 이 시 전부가 투명하고 말갛게 빛난다.



2008/11/04 16:42 2008/11/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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