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에 직장에서 큰 덩치의 인사조치가 있었다. 고만고만 흘러가던 회사분위기를 뒤엎는 파격이었는데 좋은 쪽으로서의 조치가 아니어서 내심 걱정스러웠다. 어감부터 무서운 '징계'. 대상자가 총 8명이었는데 높은 관리자(타 본부장)만 본명을 거론하고 나머지 대상자는 극비리에 개인적으로 통보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무성한 소문으로 추정컨대 본부장이 자진 총대를 메어서 평소 마음에 들지 않은 본부내 직원들에게 내린 경고 조치로 여겨진다. 징계에 대한 불이익은 년말 상여금 없음과 개인별 평가 정도에 대한 감봉(호봉하향포함)이었다.
당시 일반 직원들 사이에서는 모두를 경악케 한 굉장한 사건이었다. 대상자의 입장을 배려해서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쉬쉬했지만, 직장 생활이라는 게 마음만 먹으면 사내 이런저런 정보들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원하지 않더라도 바람타고 솔솔 귀에 들어오는 것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더냐. 여하튼 노력 없이 절로 알게 된 그 징계 내용이란 것을 들여다 보니 일부는 수긍이 가지만 전체적으로는 객관적 기준을 대어도 참 가혹하다 싶었다.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은 관리자(회사측이겠지만)가 대상자를 대하는 태도였다. 일일이 풀어놓기에는 입이 좀 아플 것 같은데 요약해 보면 상대에 대한 배려는 결코 없었으며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주었다는 것이다.(물론 이런 서운함은 내 개인적인 가치관에 빗댄 것이므로 절대적인 주관성을 띤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부드럽게 설명하고 격려해주면 어디 덧나냐!'라는 탄식이 절로 나옴과 동시에 흔히들 말하는 사회의 냉정함에 또한번 몸서리를 쳤었다.
그 이후 약간의 풍파가 더 있긴 했지만 평가에 대한 불이익이나 불만에 대해서는 억지로 마음을 추스리며 대부분 조용조용 잘 견디고는 있는 듯하다. 많은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업무 후 술자리에서 안주거리로 되새김질하여 잘근잘근 씹는 정도로만 남겨두고 말이다.
그러다 어제. 타 팀 후배와 지하철로 이동을 하는데 녀석이 슬쩍 말을 꺼냈다. 지난 징계 건으로 인한 감봉에 대해서 집에 아무 말도 못했다 했다. 요즘 국가적 경제 위기고 사회 전체 분위기가 냉랭하여 급여가 동결(진급대상자였지만)되었고, 남들도 그렇다고 아내를 안심시켰다 했다. 건넬 말을 찾느라 머리 속이 바쁘게 움직였지만 끝내 제대로 된 말 한마디 해주지 못하고 나는 그저 머리만 끄덕이고 말았다. 마음이 아팠다.
사실 녀석은 돈이 문제가 아니다. 집안이 꽤 좋은 편이라 급여의 액수가 많고 적음에 대한 상처가 아니었다. 연말에 녀석의 아내는 만삭이었고 2월 초에 예쁜 아이를 출산했는데 어여쁜 아내와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자식에게 거짓말을 하였다는 것이 슬픈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자괴감과 그 아픈 마음을 가족으로부터 위로 받을 수 없는 것이 슬픈 것이다.
고독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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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그래도 살아 가는 것...ㅡ_ㅡ
살아가지는 것이 맞겠어요....흑;;
고독한 사람들이 박히네요.. 휴
우린 모두가 고독하쥬.
갑자기 용피리 오빠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노래가 떠오르네요.( -_-);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라~ 라~ 라~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