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라, 아주라~"
"안타 하나 쳐주세요~ 박기혁~♬"
일부러 조용한 곳을 찾아 앉았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열혈 팬들은 이미 구장 구석구석을 가득 메운 상태라 나도 어쩔 수 없이 힘찬 응원 소리들을 바로 옆에서, 바로 등 뒤에서 들어야만 했다.
급기야 귀가 따가울 정도로 큰 목소리와 쉬지 않고 끊임 없이 내뱉는 소리에 '음... 이 정도는 광팬 수준인데...꽤나 시끄럽군' 하는 마음으로 슬쩍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웬 아가씨가 신문지(자이언츠 응원의 상징) 응원도구를 들고 목청껏 소리를 지르고 있다. 그것도 좌석이 아닌 계단에 스티로폼(?)방석을 깔고 앉아서 말이다. 관람석이 매진 상태라 자리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지칠 줄 모르는 응원 소리에 내 귀가 얼얼할 정도였는데 속으로 '나 만큼이나 야구를 좋아하나보군' 했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나는 앉은 자리가 불편해 계단 건너 같은 열의 자리로 운좋게 수평 이동을 했는데, 내가 자리를 뜨니 옆으로 두 자리가 났다. 그 열띤 응원의 아가씨가 냉큼 짐보따리를 자리에 풀더니 저 뒤로 "아빠, 엄마 일루 와요"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빈 자리에는 엄마, 아빠를 앉히고 그녀는 여전히 계단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렇게 세가족이 휴일에 야구 관람을 보러 온 모양이었다.
간간이 옆을 보니 싸가지고 온 족발 보따리 풀고, 맥주 풀고 하더니 심심찮게 또 큰소리로 응원가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응원가나 선수들 이름을 정확히 모르는 것을 보니 자이언츠의 열혈 팬은 아닌 것 같아보이면서도 흔드는 신문지의 펄럭임과 목청으로 봐서는 또 대단한 팬인 것 같기도 했다.
5회가 지나고 응원도구의 하나인 주황색 비닐 봉다리가 1루 내야석을 꽉 메우며 관람석에 퍼져나갔다. 내가 있는 자리는 본루 뒤쪽 꼭대기라 비닐 봉다리가 올 리 만무했다. 아! 지칠 줄 모르는 이 아가씨, 어디서 어떻게 구했는지 부리나케 몇 장을 얻어오더니 바람을 후~ 불어 묶은 뒤 엄마, 아빠, 저 이렇게 모자 모양을 만들어 뒤집어 쓰고 남는 것은 옆자리 사람들에게 넘겨 준다. 동에번쩍 서에번쩍 마치 홍길동 같았다. (+.+)
얼떨결에 주황색 비닐 봉다리를 뒤집어 쓴 엄마는 수줍어하고 부끄러워하시면서도 깔깔깔 웃음으로 숨이 넘어가실 지경이고, 아버지는 술 한 잔 들어가신 터라 얼굴이 비닐 봉다리 색과 같은 모습으로 마냥 재미있어 하셨다.
"엄마, 엄마도 이래이래 신문지 흔들어 봐라. 이런 데서는 이렇게 해야 된다. 스트레스도 풀고 얼매나 좋노~" 하는 높은 음색의 경상도 아가씨 목소리가 초저녁 봄바람을 타고 내 귓가로 들려왔다. 곧이어 시원한 홈런포가 하늘을 갈랐다.
마산 경기할 때 맞춰서 휴가 내고 나도 부모님 모시고 가볼까나... ^^;
-2009.04.18. 서울. 목동. 히어로즈 대 롯데 자이언츠.
"안타 하나 쳐주세요~ 박기혁~♬"
일부러 조용한 곳을 찾아 앉았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열혈 팬들은 이미 구장 구석구석을 가득 메운 상태라 나도 어쩔 수 없이 힘찬 응원 소리들을 바로 옆에서, 바로 등 뒤에서 들어야만 했다.
급기야 귀가 따가울 정도로 큰 목소리와 쉬지 않고 끊임 없이 내뱉는 소리에 '음... 이 정도는 광팬 수준인데...꽤나 시끄럽군' 하는 마음으로 슬쩍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웬 아가씨가 신문지(자이언츠 응원의 상징) 응원도구를 들고 목청껏 소리를 지르고 있다. 그것도 좌석이 아닌 계단에 스티로폼(?)방석을 깔고 앉아서 말이다. 관람석이 매진 상태라 자리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지칠 줄 모르는 응원 소리에 내 귀가 얼얼할 정도였는데 속으로 '나 만큼이나 야구를 좋아하나보군' 했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나는 앉은 자리가 불편해 계단 건너 같은 열의 자리로 운좋게 수평 이동을 했는데, 내가 자리를 뜨니 옆으로 두 자리가 났다. 그 열띤 응원의 아가씨가 냉큼 짐보따리를 자리에 풀더니 저 뒤로 "아빠, 엄마 일루 와요"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빈 자리에는 엄마, 아빠를 앉히고 그녀는 여전히 계단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렇게 세가족이 휴일에 야구 관람을 보러 온 모양이었다.
간간이 옆을 보니 싸가지고 온 족발 보따리 풀고, 맥주 풀고 하더니 심심찮게 또 큰소리로 응원가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응원가나 선수들 이름을 정확히 모르는 것을 보니 자이언츠의 열혈 팬은 아닌 것 같아보이면서도 흔드는 신문지의 펄럭임과 목청으로 봐서는 또 대단한 팬인 것 같기도 했다.
5회가 지나고 응원도구의 하나인 주황색 비닐 봉다리가 1루 내야석을 꽉 메우며 관람석에 퍼져나갔다. 내가 있는 자리는 본루 뒤쪽 꼭대기라 비닐 봉다리가 올 리 만무했다. 아! 지칠 줄 모르는 이 아가씨, 어디서 어떻게 구했는지 부리나케 몇 장을 얻어오더니 바람을 후~ 불어 묶은 뒤 엄마, 아빠, 저 이렇게 모자 모양을 만들어 뒤집어 쓰고 남는 것은 옆자리 사람들에게 넘겨 준다. 동에번쩍 서에번쩍 마치 홍길동 같았다. (+.+)
얼떨결에 주황색 비닐 봉다리를 뒤집어 쓴 엄마는 수줍어하고 부끄러워하시면서도 깔깔깔 웃음으로 숨이 넘어가실 지경이고, 아버지는 술 한 잔 들어가신 터라 얼굴이 비닐 봉다리 색과 같은 모습으로 마냥 재미있어 하셨다.
"엄마, 엄마도 이래이래 신문지 흔들어 봐라. 이런 데서는 이렇게 해야 된다. 스트레스도 풀고 얼매나 좋노~" 하는 높은 음색의 경상도 아가씨 목소리가 초저녁 봄바람을 타고 내 귓가로 들려왔다. 곧이어 시원한 홈런포가 하늘을 갈랐다.
마산 경기할 때 맞춰서 휴가 내고 나도 부모님 모시고 가볼까나... ^^;
-2009.04.18. 서울. 목동. 히어로즈 대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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