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심[人心]

from 쓰다 2009/07/27 18:18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지하철역 계단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오르는 백발의 한 할머니를 만났다. 나름 피곤하던 터라 그냥 스칠까 했는데 그래도 마음이 개운치가 않아 대신 들었다. 꽤나 무겁다. 거듭 사양과 감사의 말을 하시는 할머니의 인사에 갑자기 어깨가 으쓱하고 팔에 힘이 실린다. 할머니의 늦은 걸음에 맞추느라 천천히 계단을 오르고 입구에 다다르니 어느새 콧망울에 땀이 송송송 맺혔다.

  계속 고맙다하시던 할머니가 입구에서 "어, 저기 오네." 하시며 손을 정면으로 들어 올리신다. 손끝을 따라 시선을 주니 아주 곱게 단장을 한 세련된 할머니 한 분이 우리 앞에 선다. 이내 상황 파악 하시고 바로 내게 "아이고, 고마워라. 저녁식사나 같이 하고 가우." 말을 꺼내셨지만 나는 정중히 사양을 하고 뜀박질하듯 집으로 달렸다. 집으로 달리는 내내 신이난다. 별 일 아닌데 칭찬을 들어서인 듯하다.(밥을 사주신다니! +_+b)


  - 착한 일 해서 칭찬 받았다는 자랑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준 마음, 할머니들께서 내게 준 마음이 비록 당연하고 평범한 것이지만 작으나마 서로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류의 경험을 많이 해 보자. 그 순간의 기쁨은 참으로 오래 간다. 그리고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 


2009.07.25. 서울 영등포구청역 5번 출구.




2009/07/27 18:18 2009/07/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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