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심

from 쓰다 2009/08/06 02:29
생활 공간이 좁은 듯하여 최근에 침대를 포기하고 내다버렸다. 그래도 많이 비좁다. 그러다 이 밤에 책정리를 한다. 방이 워낙에 좁다보니 위태롭게 쌓여있는 애먼 책들이 눈에 가시다. 읽었던 중에 재미없었거나 아무리 생각해도 다시는 손이 가지 않을 것들을 추려내니 제법 나온다. 어렵거나 골치 아픈 책들이 대부분이다. 속았다는 기분이 들어 괜히 심술이 난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크다.

그런데 왜 책은 내 책이어야만 하는걸까. 빌린 책은 손이 잘 안 간다. 웬만해서는 빌리지도 않지만 괜히 불편하다. 남의 옷 얻어 입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 간에 내 돈 주고 사서 읽었다는 것이 그리고 방안에 쌓여간다는 것이 기쁨을 안겨 주었던가. 재산이 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가.

고백하건대 이제보니 모두가 허영때문이다. 잘나고 싶은 마음에 온전히 읽어 간직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작가에 제목에 비평에 솔깃하여 들여앉힌 지적 허영심. 아마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소잿거리로 이용한 것도 있으리라. 돌아보니 참으로 안타깝다.

사 놓고 몇 줄 안 읽은 것들과 지인으로부터 물려받은(?) 책들이 아직 남았다. 제목만 보고 재미있다 없다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정말 읽고 싶은 종류가 아니라면 과감히 정리를 해야겠다. 오늘부로 책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 비단 책 뿐만이 아니다. 남들에게 단순히 보이기 위한 생각과 몸짓도 이제는 정리를 해야겠다.


2009/08/06 02:29 2009/08/06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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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용연 2009/08/06 08: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출사 안가시나요 ㅎㅎㅎ
    이번주 토요일에 약속없으심 함께하시죠 ㅎㅎㅎ 장소는 홍대? 명동? 젊음을 주제로 한컷 +_+/

    • 4월 2009/08/06 10:22  address  modify / delete

      안부는 방명록에 +_+/
      토욜은 무조건 안 된다는;;; 일요일은 괜찮고만~

  2. clotho 2009/08/07 10: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요즘엔 책을 잘 안 읽지만.. 예전엔 거의 콜렉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집'을 했드랬죠. 근데 지금도 책을 빌려서 읽는건 좀 어색하다는..

    ps : 트위터 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