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41살의 남자가 있다. 한 여자의 남편이자 한 여자아이의 아버지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는 햄스터 3마리를 기른다. 햄스터의 집은 종이박스로 꾸며져있다. 아버지는 딸아이가 아끼는 햄스터의 집이 종이박스인 것이 영 마음에 걸린다. 번듯하고 어여쁜 집으로 바꾸어 주고 싶지만 불필요한 지출이라 여기는 아내의 눈초리가 무서워 선뜻 결정을 못한다. 아이의 어머니는 무척이나 알뜰하다. 하지만 아버지는 하루이틀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그까짓것 얼마나 한다고.

그러다 결단을 내리고 인터넷으로 예쁘고 청결한 햄스터의 집을 주문한다. 그날 밤 집에다가는 함께 일하는 동료의 여동생이 햄스터를 기르려고 미리 집을 준비하였었는데 이 동생이 신혼의 새댁인지라 덜컥 임신을 하여 애완동물을 못 기르게 된 상황이라 거짓말을 한다.

아내는 뜻밖의 횡재에 고맙고 또 미안한 마음에 어찌 보답해야 하나 신경을 쓰다 나중에 햄스터가 새끼를 낳으면 그것을 주는 게 좋겠다며 안도를 한다. 햄스터의 집을 얻은(?) 날 낮 아이는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오라고 성화다. 아빠는 근무시간이 끝나야 간다고 말하지만 아이는 그래도 빨리 오라고 조른다. 아빠는 땡하고 종이치면 바로 달려가겠다고 약속을 한다.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다.


- 2011.10. 우리 작업실 ㅈ선생님의 이야기.
엄마의 마음, 아이의 마음, 그리고 아빠의 마음 모두가 그려진다.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어도 즐겁다.

2011/10/19 21:42 2011/10/1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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