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가다 횡단 보도 앞에 섰다. 하나 둘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춰 서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길 건너편도 마찬가지다. 무심한 눈빛으로 건너편 신호등을 바라보는데 왠 젊은 남자 한 명이 한아름 붉은 장미 꽃다발을 안고 등장했다. '후훗, 오늘이 무슨 기념일인가 보군' 주제 넘게 꽃을 든 남자의 사연을 상상하려는 찰나, "이런~~~~" 외마디 탄식과 함께 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한 손에는 눈부신 붉은 장미 꽃다발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담배를 든 그는 도로에 "퉤~"하고 침인지 가래인지 모를 타액을 거침 없이 뱉어내는 것이 아닌가. 소위 불량하다는 짝다리를 하고서 말이다. 길에서의 흡연 비흡연 문제를 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도로에 침을 뱉는 경범죄(?)를 질타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내가 그 순간 아쉬워한 것은 그의 행동이 제 손에 들려있는 아름다운 장미꽃과 너무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 뿐이다. 저 멀리서 나를 기다릴 내 남자친구의 모습이 저러하지 않기를 빌어 본다. 나는 아직 꿈을 꾸는 소녀인가? -2007.07.14. 서울 신림동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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