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정 월척이었나?

from 쓰다 2007/05/31 11:14
요즘 젊은 사람들 유행어 중에 낚시라는 것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물고기를 잡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실질적으로 내포하는 의미는 속이다, 뭣도 모르는 상대를 골려 먹다 정도 되겠다.

사실 이 유행어는 능동의 낚시하다의 개념보다는 수동적인 낚이다로서 훨씬 많이 쓰이는데, 유쾌하지 않거나 황당한 결과에 접했을 때 우스갯 소리 내지는 허무함, 허탈함을 표현할 때 그 당사자가 주로 쓴다.

최근 나는 낚인 기분을 경험했는데, 허무와 허탈 보다는 왠지 모를 배신감이 더 크게 와 닿는다. 그리고 꼼짝없이 부끄러워 해야(만) 하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나는 지금 투명 살갗과 투명 비늘을 뒤집어 쓴 머리 나쁜 물고기 모양새를 하고 있다. 수많은 생물 중 지능이 매우 나쁘다는 물고기 말이다. 이만하면 어느 누군들 나를 못 낚을 일 없지.

돈을 빌려준 뒤 이자는 커녕 원금조차 떼였다 한들 이토록 황당하고 어이없지는 않을 터인데,
사람 심리와 감정을 떼인 것은 누구를 탓하며, 무엇으로 보상 받나??

이제 던져주는 떡밥 따윈 관심 없다.
지금 나는 먼 바다로 나간다.


2007/05/31 11:14 2007/05/3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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