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from 쓰다 2007/05/01 02:37

나는 지리산을 참 좋아합니다.




영등포역을 출발한 기차는 서울을 떠나, 평택을 지나... 속력을 내기 시작합니다.




차 안의 노신사에게도 차창 밖의 들녘에도 겨울의 햇살은 따사롭기만 하고,




어느새 도착한 구례. 또 갈아타야하는 시골 정류장의 완행버스를 기다립니다.




더디 가는 시간에 발목 잡혀, 내가 앉으면 바스라질 것 같은 빛바랜 간이 의자에 앉아




따스한 볕 아래에 앉아 담배를 물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봅니다.

앞으로 펼쳐질 수많은 길에 대해...




곧고 반듯하지만 너무 세게 달릴까봐 때론 겁이 나는 길,




오르막길이지만 타인의 도움으로 오르기 쉽도록 평탄해진 길,




굽어진 길이라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걸어간다면




언젠가는 천국의 계단을 오르지 않을까...

후훗, 너무 거창한가요? ^^;;;




갇혀 있는 기분..그리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에 두려움을 느낄 때도 있고,




앙상한 겨울 나무처럼 휑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곧 맑은 날이 오겠지요.




지리산에 어둠이 내립니다.




이 차갑고 넓은 곳에 혼자라는 생각에




쉬이 잠들 수 있을까.. 하고 걱정이 되지만




"혼자서 이 높은 곳 까지 올라왔는데 뭐가 무서워!"하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어요.




하핫, 역시나 간밤의 소심했던 기억은 붉게 타오르는 일출 속에 금방 묻혀버립니다.




햇살이 너무 붉어 오히려 카메라가 놀랬나요. 자연을 담기엔 사진이 많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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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뭐... 무사히 잘 다녀왔고, 나는 지리산을 좋아한다는 겁니다.

(2006.11.24~25)




Joan Baez - No Woman No Cry
2007/05/01 02:37 2007/05/0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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