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기에 앞서.. 오늘 술 한 잔 했습니다.
술 기운에 갈 지자 모양의 형편없는 조합일지는 모르겠습니다.
뭐, 어떻습니까..
그저 충실할 뿐입니다.. 내 이성과 몸의 내맡김에..
늦은 9시가 넘도록 일터에 쭈그리고 앉아 이것저것 뒤적거리다가
오는 길에 나물비빔밥이 너무 먹고 싶었습니다.
집앞 재래시장에 들러 나물을 미리 만들어 파는 곳을 찾아 좌판을 두리번 거렸지만,
너무 늦은 시각이라 그마저 눈에 띄질 않더군요.
마른 입맛을 다지며 시장통을 벗어날려는 순간 족발 포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떨이네요... 두 점 남았습니다.
일만원 주고 냅다 족발 사들고, 맞은편 슈퍼에서 소주 한 병 샀습니다.
집에 와서 친구 놈이랑 다 늦은 저녁에 장 봐 온 돼지의 발을 반찬/안주 삼아
밥 한 공기, 소주 한 잔 걸칩니다.
크~ 오늘따라 유난히 더 쓰군요....
그래도 독한 술은 엷은 목줄기를 타고 꼴깍꼴깍 잘도 넘어갑니다.
친구 놈, 오늘 영화 같은 일을 당했더군요.
지하철에서 내리는데 왠 남정네 쫓아 내리더니 차 한 잔 하자고 했답니다.
놀란 마음에 남자친구 있다고 이실직고를 하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네요.
몇 발짝 움직이다 슬쩍 돌아보니, 그 남자 고개를 숙이고 뒤돌아 터벅터벅 걸어가다
다시 등돌리는 바람에 눈이 마주쳐, 놀란 토끼 마냥 걸음마 나살려라 냅다 뛰었다는군요.
근데,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기분은 좋았다합니다.
왜 안그렇겠습니까.
으하하하핫! 제 친구 얘기지만, 제가 들어도 기분 좋습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간에 그 누군가에게 관심과 애정을 받는다는 건
군더더기 입놀림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아주 행복하고 뿌듯한 느낌임에는 틀림없을 겁니다.
머리카락 한 올 바람에 스치워도, 억겁의 세월을 품은 인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를 예뻐해 주는 사람... 오죽할까요...
아흑... 봄처녀 봄바람 날려나~
댓글을 달아 주세요